출판 도서
젊은 학자
분류독일문학
저자고트홀트 에프라임 레싱/정민영
가격18,000원
발행일2025-08-29
총 페이지160
ISBN979-11-7199-315-4
부가기호
도서 소개

18세 독일 계몽주의 문학의 대표 주자, 

고트홀트 에프라임 레싱의 『젊은 학자』 국내 첫 번역!


“넌 가망이 없는 바보다, 정말 말린 생선처럼 뻣뻣한 놈이야. … 공부가 독이 된 광대야.”

독일 근대 희곡의 아버지 레싱이 풍자하는 계몽주의 시대의 엉터리 학자들 


18세기 독일 계몽주의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문예론가인 고트홀트 에프라임 레싱이 생애 첫 번째로 집필한 희곡 『젊은 학자』가 국내에 처음 번역 출간되었다.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에 이어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어문연구센터와 지식출판콘텐츠원이 함께 기획한 ‘세계인문고전 총서’의 두 번째 책이다.

계몽주의 시대는 이성의 시대라고도 불리며 신학의 지배에서 벗어나 이성을 중심으로 생활의 진보와 개선을 꾀했던 때였다. 시대가 공유하던, 학문은 유용해야 한다는 계몽주의의 기본 신념에도 불구하고 학계에는 진심으로 학문을 탐구하기보다 쓸모없는 문제에 매달리면서 사회적 명성만을 탐하는 엉터리 지식인들이 많았다. 당시 레싱은 희극을 접하면서 오로지 공부만을 중요시했던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 동시에 인간은 사회적으로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기회를 얻었고, 이런 체험을 자신의 작품에 녹여냈다. 그리하여 집필된 그의 첫 희곡 『젊은 학자』는 레싱이 학창 시절 보았던 학계의 가짜들을 반면교사 삼아 학문을 대하는 학자의 올바른 태도는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희극이다. 비록 그의 첫 번째 작품은 집필 후기 희·비극들의 뛰어난 명성에 가려졌지만 여전히 독일 극문학사에서 의미 있게 평가되는 희곡이며, 작품이 시사하는 바가 오늘날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레싱, 희극을 확장하다

조롱이 아닌 존중을 담은 웃음

레싱은 18세기 독일 계몽주의 문학을 완성한 인물로, 『민나 폰 바른헬름』, 『에밀리아 갈로티』, 『현자 나탄』 등의 작품들로 희곡의 문학 지평을 넓혀 독일 근대 희곡의 아버지라 불리기도 한다. 레싱이 희극에 관심을 가지고 집필을 시작할 당시 희극에서 사용하는 웃음이란 단지 조소나 조롱일 뿐이었다. 그러나 레싱은 웃음이라는 장치를 부정적으로만 사용하는 좁은 희극관을 비판하며 웃음은 더욱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레싱이 인식하는 웃음은 악행을 겨냥한 조소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전제하고 있는 웃음, 인간에 대한 조롱이 아닌 인간에 대한 존중을 전제로 한 비판적 웃음이었다. 또 레싱은 이러한 비판적 웃음을 통해 희극이 잘못된 인간의 태도를 인식하게 만들고 올바른 사회적 태도를 갖추도록 이끌 수 있다고 보았다.


가망 없는 바보, 다미스로 대변되는 지식인 풍자극

총 3막으로 구성된 희극의 주인공 다미스는 베를린에서 올, 자신이 프로이센 학술원에 제출한 논문이 수상했다는 소식이 담겨 있으리라 예상하는 편지를 기다리고 있다. 하인 안톤에게 편지가 도착했는지 우체국에 빨리 다시 가보라며 재촉하는 다미스는 안톤을 비롯해 자신보다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모든 인물을 무시하고 오만하게 군다. 

이런 다미스에게 아버지 크리잔더가 찾아와 그가 후견하고 있는 율리아네와의 결혼을 제안한다. 크리잔더는 세상을 떠난 친구를 대신해 무일푼이었던 친구의 딸, 아홉 살의 율리아네를 데려와 지금까지 키웠다. 그런데 최근 친구가 죽기 전 남긴 재산을 찾을 수 있는 문서를 발견했고, 곧 율리아네의 몫이 될 그 재산이 탐났던 크리잔더는 아들의 결혼을 이용하기로 마음먹는다. 이런 크리잔더의 계획에 걸림돌이 있다면 그건 다름 아닌 아들 다미스이다. 다미스는 학문 외 세상의 모든 일에 무관심했고, 더욱이 여자를 사귀는 일은 학자로서 명예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아들의 모습을 보고 크리잔더는 하인 안톤에게 다미스가 율리아네와 결혼하도록 설득해주면 충분한 보상을 하겠다고 제안한다. 

한편, 율리아네는 연인인 팔러가 아닌 다미스와 결혼해야 하는 눈앞의 현실이 막막하다. 그럼에도 율리아네는 지금까지 자신을 보살펴준 크리잔더의 뜻을 따르는 것이 옳다고 여기고, 그런 율리아네에게 팔러는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거냐며 모진 말을 뱉는다. 율리아네의 하녀인 리제테는 자신이 모시는 아가씨와 그의 연인이 헤어지지 않을 수 있도록 꾀를 내어 팔러에게 조언한다. 리제테의 이야기를 들은 팔러는 일이 잘 풀리면 크게 보답하겠다고 약속한다. 안톤과 리제테가 각자에게 약속된 보상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다미스의 빈약한 지식과 허술한 논리 체계가 줄줄이 드러난다. 더불어 크리잔더는 결혼을 하라고 했다가 하지 말라고 했다가, 말을 자꾸 번복하며 상황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러던 와중 다미스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프로이센 학술원의 논문 공모 수상 결과가 담긴 베를린발 편지가 도착한다.


진정한 학자의 태도를 묻다

『젊은 학자』는 레싱이 처음으로 집필한 희곡이다. 줄거리와 시간, 장소의 통일성을 갖춘 3막 형식의 고전적 극 형식을 지키면서도 이탈리아 희극인 코메디아 델 아르테(commedia dell’ arte)의 즉흥성을 수용하고, 비희극적인 진지한 인물의 활용으로 당시 희극 형식의 폭을 확장한 작품이라고 평가된다. 

레싱은 이 작품에서 집필 당시 라이프치히 대학에 재학하며 보고 느낀 학계의 어리석음을 풍자하고 있다. 관련하여 자신의 『문집』서문에서 “한 젊은 학자는 당시에 내가 모를 수 없었던 유일한 종류의 바보였다. 그 해충 밑에서 자랐으므로 내가 내 풍자의 무기를 바로 그것에 겨눈 것이 이상한 일이었겠는가?”라고 언급하기까지 한다. 학문의 유용성을 중요시여겼던 계몽주의 시대에 무의미한 지식에 매달리고 사회적인 명성만을 욕망하는 지식인들은 극 중 주인공 ‘다미스’로 대변된다. 하인 안톤과 리제트, 친구 팔러와의 대비로 부각되는 다미스의 멍청함은 웃음을 유발하고, 이어서 진정한 학자란 어떤 태도로 학문에 접근해야 하는지를 성찰하도록 만든다. 

『젊은 학자』는 인간의 결함을 폭로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삶의 거울로서 희극 본연의 기능인 사회 비판적 기능을 수행한다. 레싱은 진정한 학문의 자세와 더불어 합리적인 사고, 유연한 삶의 태도 등 사회와 화합하며 살아야 할 사람의 올바름에 대해 묻는다. 그런데 레싱이 비판하고 있는, 학문이 더 좋은 삶을 가꾸는 수단이 아닌 목표 그 자체로 전락해버린 학계의 모습은 오늘날에도 여전한 듯 보인다. 18세기 독일 학계와 인간 존재를 향한 레싱의 질문은 21세기인 지금도 유효하게 작동한다. 우리가 공부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면서 진정으로 추구해야하는 가치와 목표가 무엇인지 희극 속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을 보며 고민해보길 바란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고트홀트 에프라임 레싱Gotthold Ephraim Lessing(1729~1781)

고트홀트 에프라임 레싱은 18세기 독일 계몽주의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문예론가이다. 레싱은 가난한 루터교 목사의 아들로,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신학과 의학을 공부했으나 열정을 가졌던 분야는 문학과 연극이었다. 문학 활동 초기, 특히 그가 관심을 가진 분야는 희극이었다. 레싱은 초기에 ????젊은 학자????(1747)를 시작으로 풍자를 통해 인간의 비합리성을 비판하는 7편의 희극을 완성한다. 후기에 나온 희극 ????민나 폰 바른헬름????(1767)은 계몽주의의 과도한 이성 중심 사고를 따뜻한 유머로 비판한 걸작이다. 독일문학사에서 가장 가치 있게 평가되는 레싱의 업적은 시민비극의 완성이라 할 수 있다. 레싱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에 따른 비극의 계층 조건, 즉 비극의 주인공은 왕이나 영웅 같은 높은 지위의 인물이어야 한다는 규칙을 벗어나 관객의 공감을 보다 적극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시민 계급의 인물을 비극의 주인공으로 삼았다. ????에밀리아 갈로티????(1762)는 시민비극의 대표작이다. 극시 형식으로 계몽주의의 관용 사상을 담은 ????현자 나탄????(1779)은 특정 극장르에 속하지 않는 희곡으로 희곡 문학 자체의 지평을 넓힌 주요작이다. 또한 레싱은 문예론, 연극 비평 분야에서도 뛰어난 업적을 냈다. 조형예술과 문학의 경계를 논하는 ????라오콘????(1766), 공연 작품은 물론 극장 상황, 배우의 연기까지 비평한 평론집 ????함부르크 희곡론????(1767~1769)은 문예론가, 평론가 레싱의 중요한 업적이다.


옮긴이 | 정민영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독문학박사)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에서 현대독일문학을 수학했다. 한국브레히트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카바레, 하이너 뮐러 극작론, 하이너 뮐러의 연극세계(공저), 브레히트 연극 사전(공저), 청년 브레히트(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는 뮐러 희곡선, 뮐러 산문선, 로리오 코미디 선집, 슈테판 츠바이크의 에라스무스 평전, 카를 발렌틴 선집 변두리 극장, 욘 포세의 가을날의 꿈 외, 이름/기타맨, 저 사람은 알레스, 독일어 번역인 정진규 시선집 Tanz der Worte(말씀의 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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