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노래-페퇴피 샨도르 시선집은 헝가리 사람이라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알고, 사랑하는 페퇴피 샨도르의 시를 엮은 책이다. 이 책은 2023년 올해, 페퇴피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출판되었으며 그의 120여 편의 시를 엮어 선보이고 있다. 한국 독자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헝가리에서 사랑받는 대표 시인인 페퇴피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역자의 상세한 해설을 수록하였다. 민족의 노래>에 엮은 시는 대부분 사랑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바칠 수 있으며, 그러한 지극한 사랑조차 자유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바칠 수 있다는 페퇴피의 가치관을 담고 있다. 페퇴피가 ‘사랑’한 것은 일차적으로 헝가리 민족과 나라이지만, 더 확대해서는 세상에서 억압받는 모든 민족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의 시를 통해 세상 모든 민족의 자유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페퇴피는〈술꾼(a borozó)이라는 시를 통해 19세에 문단에 등장하여, 전통 민요시와 유사한 형식으로 쉽고, 단순한 민중어를 사용하여 일상생활의 어려움에 대한 풍자와 해학을 곁들인 시를 발표하기 시작한다. 본격적으로 시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며 결혼을 하게 된 페퇴피가 아내를
위해 쓴 아름다운 서정시인〈9월 말에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읽는 대중시로 자리잡았다. 한편, 그의 후기작들은 헝가리 시민혁명 및 전쟁에 관한 것이 많다. 민족의 노래라는 시로 헝가리의 독립을 민족의 이름으로 요구하였으며, 자유여, 사랑이여!를 통해 자신의 생명을 바쳐 헝가리 민족에 대한 사랑과 자유를 이룩하고자 하였다. 페퇴피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러한 시들을 포함한 120여 편이 수록된 이 시선집을 통해, 그의 삶과 문학적 가치관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이해하게 될 것이다.
저자: 페퇴피 샨도르(Petőfi Sándor)
1823년 1월 1일 헝가리의 키시쾨뢰시에서 태어났다. 19세 때 첫 작품 〈술꾼〉으로 등단하며, 페트로비치(Petrovics)라는 이름 대신 페퇴피라는 필명으로 활동한다. 초기에는 주로 민중의 애환과 고백을 담은 민요시를 발표하면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게 되며 1944년 〈기사 야노시〉라는 서사시가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이후 민요시에 민족주의적인 색채가 가미되어 헝가리의 독립을 호소하는 애국적인 시들이 발표되며, 사랑의 감정을 아름답게 노래한 서정시들도 선을 보인다. 그를 헝가리의 민족시인으로 만든 작품은 1848년 3월 15일 헝가리 시민혁명에서 낭독된 〈민족의 노래〉이다. 합스부르크 제국으로부터 독립을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이 시는 독립선언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말과 행동으로 독립을 위해 헌신한 그를 헝가리 사람들은 민족시인, 혁명가, 독립운동가이자 애국자로 인정하며 사랑하기에 그를 주인공으로 한 많은 문학 작품과 영화가 만들어졌으며, 지금도 그의 동상과 조각상 앞에는 꽃다발이 시들지 않고 있다.
번역자: 한경민
한국외국어대학교 헝가리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저서로 『헝가리 문학사』, 역서로 『팔 거리의 아이들』, 『사랑, 특별한 선물』, 『좌절』, 『내가 아빠고 아빠가 나라면』, 『잠자리 섬의 꼬마 염소』 등이 있다. 페퇴피에 대한 연구 논문은 「헝가리 독립전쟁과 페퇴피 샨도르」,「페퇴피 샨도르의 민요시 연구」, 「헝가리 대평원의 긍정적 이미지–페퇴피 샨도르의 지역문학 작품 중심으로」가 있다.